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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 서울 VC에게 콜드메일 보내기의 반복

밤 11시, 서울 VC에게 콜드메일 보내기의 반복

밤 11시, 노트북을 켠다 아이를 재웠다. 아내도 거실 소파에서 졸고 있다. 나는 서재 책상 앞에 앉는다. 노트북을 켠다. VC 리스트 엑셀을 연다. 90개 회사. 초록색은 메일 보냄. 노란색은 답 옴. 빨간색은 거절. 흰색이 오늘 할 일이다. 오늘은 7개를 보낼 예정이다. 월요일엔 10개, 화요일엔 5개. 이렇게 매일 밤 11시부터 12시 반까지가 내 VC 타임이다.커피를 한 잔 더 탄다. 믹스커피. 세 번째다. 메일 템플릿은 20가지 처음엔 한 통 쓰는데 2시간 걸렸다. 지금은 20분이면 쓴다. 템플릿이 20개쯤 있다. "제조업 B2B SaaS", "스마트팩토리", "대전 기반", "삼성전자 출신". 이 키워드 조합으로 20가지 버전을 만들었다. VC마다 포커스가 다르니까. 어떤 곳은 제조업 강조, 어떤 곳은 기술 강조, 어떤 곳은 팀 강조. 크런치베이스에서 그 VC가 어디에 투자했는지 본다. 비슷한 회사 있으면 메일 서두에 쓴다. "귀사가 투자하신 OO와 유사한..." 이런 식으로. 개인화가 중요하다고들 하니까. 실제로 답장률이 5%에서 8%로 올랐다. 3%p가 큰 거다.오늘 첫 번째는 판교에 있는 곳이다. 제조업 포트폴리오가 3개. 시드 중심. 우리랑 맞다. 제목: "[스마트팩토리 SaaS] 삼성전자 출신 창업가, 시드 투자 문의" 본문 400자. 더 길면 안 읽는다는 걸 배웠다. 회신율 8%, 미팅율 1.2% 지난 3개월간 보낸 메일이 127통이다. 회신은 10통. 8%. 그 중 실제 미팅까지 간 건 2건. 1.5%. 한 곳은 15분 줌 미팅 후 "타이밍이 안 맞네요". 다른 한 곳은 IR 자료 요청 후 소식 없음. 근데 나는 계속한다. 왜냐면 이게 유일한 방법이니까. 엑셀러레이터 추천? 우리는 이미 정부 과제로 밸류 50억 잡혔다. 액셀 들어가면 지분 또 내야 한다. 우리 같은 제조업은 엑싯까지 7년 걸린다. 지분 계산이 안 맞는다. 지인 소개? 대전엔 VC 아는 사람이 없다. 서울 친구들은 스타트업 안 한다. 삼성 동기들은 다 본사 갔다. IR 데모데이? 1년에 2번 있다. 근데 그것도 결국 선발이다. 200팀 지원해서 20팀 뽑힌다. 확률 10%. 그럼 콜드메일이 답이다. 무한 시도가 가능하니까. 127통 보내는 데 드는 건 시간뿐이다. 밤 11시부터 12시 반. 나한테 남는 시간이다. "지방 스타트업"이라는 장벽 가끔 답장이 온다. 그럼 기분이 좋다. "IR 자료 보내주세요." 이 한 줄만 와도 좋다. 근데 꼭 나오는 질문이 있다. "본사가 대전이시군요. 서울 이전 계획은요?" 이게 3번 중 2번은 나온다. 나는 준비된 답을 한다. "대전은 제조업 인프라가 좋습니다. 고객사들도 충청권에 많고요. 영업 거점은 판교에 있습니다." 실제로 맞는 말이다. 우리 고객 7곳 중 5곳이 대전/청주/천안이다. 공장이 여기 많으니까. 근데 VC들은 고개를 젓는다. "개발자 채용은요?" "후속 투자는요?" "엑싯 시나리오는요?"결국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서울로 오세요." 나도 안다. 판교 가면 개발자 구하기 쉽다. 네트워킹 이벤트 매주 있다. VC 미팅 잡기 쉽다. 후속 투자 확률 높아진다. 근데 우리 아내는 대전 공무원이다. 6년차. 사표 쓰면 안 된다. 양가 부모님 다 대전이다. 아이 봐주는 분들이다. 어린이집도 여기다. 나 혼자 서울 가서 주말부부? 생각해봤다. 아이가 2살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 아빠 없는 주말이 2년 계속되면 안 된다. 그래서 나는 대전에 있다. 매주 화요일 서울 출장 간다. KTX 정기권 끊었다. 한 달 48만원. 회사 돈이다. 오늘도 7통을 보낸다 시계를 본다. 11시 47분. 7통 다 보냈다. 평소보다 빨리 끝났다. 발송함을 확인한다. 134통이 됐다. 127에서 7 더했으니까. 답장이 올까? 모른다. 확률상 0.56통. 한 통도 안 올 확률이 높다. 근데 내일 밤에도 할 거다. 모레도, 다음 주도. 왜냐면 1.5% 미팅율이라도 있으니까. 100통 보내면 1.5번 미팅이다. 200통 보내면 3번이다. 3번 중에 1번은 2차 미팅 갈 수 있다. 통계적으로. 2차 미팅 3번 중에 1번은 투자 검토가 들어간다. 경험상. 그러면 600통 보내야 한 건 성사다. 지금 134통. 466통 남았다. 466을 7로 나누면 66.5일. 2개월 좀 넘는다. 그럼 2월 말에는 한 건 나온다는 계산이다. 물론 확률일 뿐이다. 안 될 수도 있다. 근데 이렇게 계산하면 버틴다. 숫자로 보면 희망이 생긴다. VC가 원하는 게 뭔지는 안다 메일 127통 보내고 답장 10통 받으면서 배운 게 있다. 그들이 원하는 건 "스토리"다. 숫자보다. "삼성전자 기흥 라인에서 불량률 데이터를 보다가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이 한 줄이 "월 매출 600만원"보다 효과적이다. "대전 제조업 밀집 지역에서 고객을 직접 만나며 제품을 만듭니다." 이게 "MAU 1200명"보다 먹힌다. 그래서 요즘은 숫자를 줄이고 스토리를 늘렸다. 메일 400자 중 150자는 창업 배경이다. 효과가 있다. 회신율이 8%까지 올랐다. 3개월 전엔 5%였다. 근데 미팅율은 안 올랐다. 여전히 1.5%. 왜일까 생각해봤다. 결국 "대전"이 문제다. 아무리 스토리가 좋아도 "본사 어디세요?" 물으면 끝이다. 지방 창업 지원 사업 전문 VC도 있다. 거기도 메일 보냈다. 답 안 온다. 왜냐면 우리는 이미 정부 과제 2억 받았으니까. 그쪽은 초기 중심이다. 결국 일반 VC를 뚫어야 한다. 그러려면 "대전이어도 괜찮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어떻게? 실적으로. 지금 대기업 PoC가 2건 진행 중이다. 한 곳은 현대차 협력사. 다른 한 곳은 LG 2차 벤더. 이거 하나라도 계약 전환되면 달라진다. 연 매출 5000만원짜리 고객 하나 잡히면 이야기가 바뀐다. 그럼 메일 서두가 바뀐다. "현대차 협력사 A사에 공급 중인..." 이렇게 시작할 수 있다. 그때까지 버티는 거다. 밤 11시 메일 보내기로. 엔젤은 6개월 만에 소진 작년 6월에 엔젤 투자 1억 받았다. 지인 소개로. 대전에서 제조업 하시는 분. 우리 제품 써보시고 투자하셨다. 그 돈이 지난달에 떨어졌다. 6개월 만이다. 직원 6명 월급이 1300만원. 사무실 관리비 150만원. 서버비 200만원. 합치면 1650만원. 6개월이면 9900만원. 거의 딱 떨어졌다. 정부 과제 2억은 있다. 근데 이건 R&D 비용이다. 인건비 일부만 쓸 수 있다. 월 300만원 정도. 그래서 지금은 매출로 버틴다. 월 600만원. 모자란 750만원은 어디서 나오냐면, 내 통장이다. 삼성 다닐 때 모은 돈. 퇴직금 포함 1억 2천. 거기서 회사에 넣은 게 5천. 남은 게 7천. 지금 3천 남았다. 4개월 버틸 수 있다. 그 안에 투자 받거나 매출 늘리거나. 그래서 밤 11시가 중요하다. VC 메일이 중요하다. "왜 서울 안 가세요?" 지난주 판교 미팅에서 들은 말이다. 2차 미팅까지 갔다. 드물게. IR 발표 30분 하고 질의응답 20분 했다. 마지막에 파트너가 물었다. "팀이 왜 대전에 있죠? 개발자 채용 어렵지 않나요?" 준비한 답을 했다. "제조업 도메인 특성상 현장이 중요합니다. 고객사 대부분이 충청권입니다. 개발자는 원격으로도 협업 가능하고요." 파트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표정은 아니었다. "원격 개발자 구하기도 쉽지 않잖아요. 시니어 개발자는 다 판교에 있고. 솔직히 서울 오시는 게 회사한테 유리한 거 아닌가요?" 나는 대답 못 했다. 맞는 말이니까. 미팅은 거기서 끝났다. "검토해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2주 지났는데 연락 없다. 집에 오는 KTX 안에서 생각했다. '내가 틀렸나?' 아내한테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여보, 우리 서울 가는 거 어때?" 아내가 바로 답했다. "싫어. 나 여기 6년 다녔어. 승진 2년 남았어. 지금 그만두면 퇴직금 반토막이야." 그러면서 덧붙였다. "당신 회사가 잘 안 돼서 내가 먹여 살릴 수도 있어. 그럴 때 공무원이 중요한 거야." 맞는 말이다. 냉정하게 맞는 말이다. 그날 밤에도 VC 메일을 보냈다. 5통. 평소보다 적게. 콜드메일의 유일한 장점 이게 공짜라는 거다. IR 대행사? 계약금 500만원. 성공 수수료 투자금의 5%. 엑셀러레이터? 지분 5~10%. 소개 수수료? 투자금의 3%. 우리한테는 다 부담이다. 근데 콜드메일은 공짜다. 시간만 든다. 밤 11시부터 12시 반. 하루 1시간 반. 1시간 반이면 710통 보낸다. 한 달이면 210300통이다. 물론 효율은 떨어진다. 회신율 8%. 미팅율 1.5%. 근데 모수를 늘리면 된다. 300통 보내면 미팅 4.5건. 반올림하면 5건. 5건 미팅하면 1건은 2차 간다. 경험상. 2차 3번 하면 1번은 투자 검토 들어간다. 이것도 경험상. 그러면 900통 보내야 한 건 나온다는 계산이다. 900통. 한 달에 250통 쓴다면 3.6개월. 4개월이다. 지금이 12월. 그럼 4월에는 한 건 나온다. 내 통장 3천만원. 4개월 버틴다. 딱 맞다. 이렇게 계산하면 잠이 온다. 어제 답장 한 통 왔다 어제 밤 11시에 메일 확인했다. 답장 한 통 있었다. "IR 자료 주시면 검토해보겠습니다." 강남에 있는 시드 VC다. 제조업 포트폴리오 2개 있다. 나는 바로 답장 보냈다. IR 자료 첨부하고 "감사합니다. 대면 미팅 가능하시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썼다. 오늘 오후에 답 왔다. "다음 주 화요일 2시 어떠세요?" KTX 표를 끊었다. 아침 7시 20분. 판교역 9시 도착. 강남까지 30분. 여유 있게 도착한다. 미팅 준비를 시작했다. IR 자료 업데이트. 최근 PoC 현황 반영. 대기업 파트너십 강조. 숫자보다 스토리. 135번째 메일에서 나온 미팅이다. 확률대로다. 이번엔 2차까지 가고 싶다. 그러려면 "대전"을 장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저희는 대전에서 현장 중심으로 일합니다. 고객사 공장까지 차로 20분입니다. 서울은 영업 거점만 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프레이밍하기로 했다. 단점을 장점으로. 되겠지. 아니면 다음 기회. 136통째 보내면 된다. 오늘도 노트북을 켠다 지금 11시 3분이다. 아이 재웠다. 아내는 방에 들어갔다. 나는 서재에 앉았다. 노트북 켠다. VC 리스트 엑셀. 135통 보냈다. 오늘 7통 더. 첫 번째는 여의도 VC다. 정부 과제 많이 하는 곳. 우리랑 맞을 수 있다. 제목: "[제조업 SaaS] 정부 R&D 2억 운영 중, 시드 투자 문의" 본문 400자. 창업 배경 150자, 트랙션 150자, 미팅 요청 100자. 발송. 두 번째는 판교 초기 전문. 제조업 포트폴리오는 없는데 딥테크 투자한다. 제목 조금 바꾼다. "[스마트팩토리 AI] 삼성전자 출신, 현장 데이터 기반 SaaS" 발송. 이렇게 7통. 11시 58분에 끝났다. 발송함 142통. 내일은 143통부터. 모레는 150통. 다음 주면 160통. 200통 넘으면 미팅이 하나 더 나온다. 통계적으로. 그때까지 버티면 된다.142통째 메일 보냈다. 466통 남았다. 2개월 더.

서울 미팅 3개를 하루에 몰아서 잡는 이유

서울 미팅 3개를 하루에 몰아서 잡는 이유

서울 미팅 3개를 하루에 몰아서 잡는 이유 새벽 5시 40분 KTX 알람은 5시에 맞춘다. 6시 21분 첫차. 대전역까지 차로 20분. 여유 있게. 세수하고 나오니 아내가 김밥을 쌌다. 편의점 거 아니고 직접 만든 거. "오늘 몇 개예요?" "세 개." 한숨 쉬는 소리가 들린다. 차 시동 걸고 네비 켠다. 대전역. 12분 소요. 새벽이라 길이 뻥 뚫렸다. 역 지하 주차장에 차 세운다. 월 주차권 12만원. KTX 정기권 36만원. 이게 내 서울 출장 고정비다. 매달. 개찰구 통과. 7번 승강장. 익숙하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타니까.10시 강남역 VC 첫 미팅은 10시. 강남역 2번 출구 근처 VC. 서울역 도착 8시 50분. 2호선 타면 9시 20분쯤. 여유 있다. 지하철에서 IR 자료 다시 본다. 이번 달 매출 그래프, PoC 진행 현황, 로드맵. 외워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VC 사무실. 29층. 창밖으로 강남이 보인다. 우리 사무실은 2층인데. "최지방 대표님, 반갑습니다." 악수하고 앉는다. 노트북 켠다. "저희는 제조업 B2B SaaS를..." 20분 발표, 10분 질문. 정확히 30분. "대전이시죠? 왜 서울 안 오세요?" 이 질문. 또 나왔다. "제조업은 지방이 거점이라서요. 고객사도 대부분 충청권이고." 표정을 읽는다. 납득했는지 아닌지. "검토 후 연락드리겠습니다." 이 말의 의미를 안다. 90%는 연락 없다.12시 을지로 파트너사 두 번째 미팅. 을지로 3가. 강남역에서 2호선 타고 을지로입구까지. 30분. 점심 미팅이다. 파트너사 이사님. 대기업 납품 건 상의. "대표님, 고기 드세요." 삼겹살집이다. 점심인데 소주 한 잔 권한다. 사양한다. 오후에 미팅 하나 더 있어서. "우리 본사가 천안이거든요. 대전이랑 가깝잖아요." 지방 기업끼리는 통한다. 서울 VC랑 다른 분위기. "다음 달 PoC 일정 잡읍시다. 우리 공장에서." 계약서까지는 아니지만. 진전이다. 1시 20분 끝. 세 번째 미팅까지 2시간 반.4시 판교 SI 업체 마지막. 판교. 을지로에서 판교까지. 지하철로 1시간 10분. 신분당선 환승. 판교역. 알파돔시티 23층. SI 업체 팀장. 대기업 프로젝트에 우리 솔루션 끼워넣을 수 있는지. "저희 API 연동 가능합니다. 레퍼런스는..." 30분 미팅. 기술 검토는 다음 주. 끝나고 시계 본다. 4시 40분. 판교역에서 KTX 광명역까지. 버스로 40분. 광명역 5시 50분 기차. 대전 6시 50분 도착. 딱 맞다. 계획대로. 광명역 대합실 기차 대기하면서 노트북 연다. 오늘 미팅 세 개 정리. 노션에 기록.강남 VC - 기대 안 함. 지방 스타트업 투자 안 한다는 거 안다. 을지로 파트너사 - 가능성 있음. PoC 일정 잡힘. 판교 SI - 50대50. 기술 검토 통과하면 기회.세 개 중 하나만 성사돼도 본전이다. KTX 왕복 7만원. 점심값 3만원. 하루 인건비 치면 30만원. 총 40만원. 이게 내 서울 미팅 한 번 비용이다. 그래서 몰아서 잡는다. 세 개, 많으면 네 개. 한 번 갈 때 최대한 뽑아내야 한다. 왜 서울을 안 가냐고 이 질문 정말 많이 받는다. "회사 서울로 옮기시죠." 쉽게 말한다. 서울로 가면 다 된다는 듯이. 서울 가면 뭐가 달라지나. 사무실 월세 3배. 인건비 1.5배. 생활비 2배. 우리 회사 지금 월 매출 600만원이다. 서울 가면 고정비만 2천 넘는다. 그리고 아내 직장이 대전이다. 공무원. 5년 차. 그만둘 수 없다. 아들 어린이집도 있고. 친정 시댁도 대전이고. "저는 대전에서 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표정이 애매해진다. 고집 센 사람 보는 눈빛. 아니다. 고집이 아니다. 계산이다. 제조업은 지방이 답이다. 고객사가 여기 있다. 협력사도 여기 있다. 서울 가면 오히려 멀어진다. 대전역 도착 7시. 대전역 도착. 지하 주차장. 내 차. 시동 건다. 아내한테 문자. "도착. 30분 후 집." 퇴근 시간이라 길 막힌다. 40분 걸린다. 집 앞 주차. 엘리베이터. 5층. 문 열자마자 아들이 뛰어온다. "아빠!" 안아 올린다. 무겁다. 또 컸다. "오늘 어땠어요?" 아내가 묻는다. "그럭저럭. 하나 건졌어." 저녁은 된장찌개. 아내가 끓인 거. 밥 두 그릇 먹는다. 아들 재우고 노트북 연다. 9시. 내일 할 일 정리. 개발팀 미팅 준비. 정부 과제 보고서. 서울 VC한테 콜드메일 하나 더 쓴다. "안녕하세요. 대전 기반 제조업 B2B SaaS..." 보낸다. 읽힐 확률 10%. 답장 올 확률 1%. 그래도 보낸다. 매일. 다음 주 화요일 캘린더 본다. 다음 주 화요일. 서울 미팅 두 개 잡혀 있다. 하나 더 넣을 수 있다. 오전 11시, 오후 3시. 사이에 1시 슬롯 비었다. 링크드인 뒤진다. 서울 SI 업체 영업 담당자들. 메시지 보낸다. "다음 주 화요일 1시 가능하신가요?" 세 명한테 보냈다. 한 명이라도 응답하면 된다. 하루에 세 개. 이게 내 서울 미팅 공식이다. 네 개 잡으면 이동 시간이 빡빡하다. 지각하면 다 꼬인다. 세 개가 딱 맞다. 10시, 12시, 4시. 황금 타임. KTX 시간표도 외웠다. 새벽 6시 21분, 저녁 5시 50분. 이 두 기차가 내 생명줄이다. 지방 스타트업의 공식 서울 사람들은 모른다. 지방 스타트업이 얼마나 KTX 시간표에 목숨 거는지. 오전 미팅 하나 잡으려고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거. 저녁 기차 놓치면 막차가 9시라는 거. 9시 타면 10시 도착. 집 가면 11시. 다음 날 죽는다. 그래서 계산한다. 퍼즐 맞추듯이. 미팅 장소, 이동 시간, 환승, 식사, 버퍼. 엑셀로 짜놓는다. 10분 단위로. 한 곳이라도 지각하면 다 무너진다. 그래서 일찍 도착한다. 30분 전에. 카페에서 대기. 이게 지방 스타트업 대표의 서울 출장이다.오늘도 메일 하나 왔다. "서울로 이전 계획 없으세요?" 없다. 대전에서 한다. KTX로 버틴다.

'왜 서울 안 가세요?' - IR할 때마다 받는 질문

'왜 서울 안 가세요?' - IR할 때마다 받는 질문

또 물어본다 강남 VC 사무실. 15층. 유리창 너머 테헤란로가 보인다. "제품 괜찮네요. 근데 왜 대전이세요?" 세 번째 질문이다. 오늘만. IR 자료 23페이지에 있다. '본사 위치 전략'. 준비했다. 외웠다. "제조업 고객사가 수도권보다 충청권에 많습니다." 파트너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다 또 묻는다. "그래도 서울 나오시면 채용이 쉽지 않을까요?" 준비한 답변 2번. "대전도 카이스트, 충남대 인재풀이 있습니다." "음..." 하고 넘어간다. 넘어간 게 아니다. 마음속에 남는다. '지방 스타트업'이라는 꼬리표. KTX 타고 왔다. 새벽 5시 40분. 8시 미팅 맞추려고. 2시간 30분. 노트북 켜고 IR 자료 수정했다. 근데 질문은 또 같다. "서울 안 가세요?"준비한 답변들 A4 용지 한 장. 프린트했다. 'FAQ - 본사 위치 관련'.제조업 B2B는 고객사 접근성이 중요. 충청권 중소 제조업체 밀집. 서울 대비 운영비 30% 절감. R&D 집중 가능. 정부 지역 균형 발전 과제 혜택. 올해 2억 받음. 대전 인재 풀 충분. 카이스트, 충남대, ETRI 출신들. 판교 영업 거점 있음. 김 대리 상주.다 맞는 말이다. 거짓 없다. 그런데 설명하면서도 알 수 있다. 상대방 표정이. '아, 그냥 못 가는구나.' 아니다. 안 가는 거다. 차이가 있다. 아내가 대전 공무원이다. 7급. 9년차. 서울 가면 퇴사다. 우리 집 안정적 월급이 없어진다. 아들 2살. 어린이집 적응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봐준다. 서울 가면 다 없어진다. 본사 이전 비용. 보증금, 이삿비, 직원 이동 수당. 계산했다. 5천만원. 지금 통장에 없다. 이걸 IR 자료에 쓸 수 없다. '가족 때문에', '돈 없어서'. VC들은 이해 못 한다. 그래서 포장한다. '전략적 선택'이라고.서울 출장 루틴 월요일 아침. 미팅 3개 잡았다. 8시 VC. 11시 파트너사. 2시 대기업 구매팀. 대전역 5시 40분 출발. 서울역 8시 10분 도착. 지하철 20분. 딱 맞다. 어제 저녁 짐 쌌다. 노트북, 충전기, IR 자료 인쇄본, 명함 50장, 휴대폰 보조배터리. 아내가 물었다. "몇 시에 와?" "7시쯤?" "저녁은?" "서울서 먹고." 아들이 안 놔준다. 가방 잡고 논다. 안아줬다. 30초. "아빠 가야 해." 택시 탔다. 대전역까지 15분. 6500원. KTX 정기권 끊었다. 월 48만원. 주 2회 왕복하면 이득이다. 지금 주 1.5회 타는 중. 손해다. 근데 어쩔 수 없다. 서울 미팅은 무조건 서울서 한다. VC들 대전 안 온다. 한 번도 없다. "혹시 저희 쪽으로 오실 수 있으세요?" 물어봤다. 예전에. "아, 저희가 미팅이 많아서요. 서울로 오시는 게..." 알았다. 안 온다는 거. 그래서 내가 간다. 새벽에.VC 사무실 풍경 강남. 테헤란로. 역삼. 선릉. 다 비슷하다. 15층 이상. 통유리. 커피 머신. 젊은 애널리스트들. 들어가면 프런트가 웃는다. "예약하셨어요?" "네, 8시에 최지방입니다." "잠시만요." 대기한다. 소파 앉는다. 커피 마신다. 이미 세 번째다. KTX에서 두 번. 파트너 나온다. 악수한다. "오느라 고생하셨어요." "괜찮습니다." 회의실 들어간다. 빔 연결한다. 노트북 화면 띄운다. "시작하겠습니다." 15분 발표. 10분 질문. 5분 잡담. 질문은 정해져 있다. "MRR이 얼마나 되세요?" "고객사 몇 곳이에요?" "엔지니어는 몇 분이세요?" "시리즈 A 계획은?" 그리고 마지막. "왜 대전이세요?" 또. "제조업 특성상..." 설명한다. 또. 파트너 고개 끄덕인다. 근데 눈빛이 다르다. '흠...' 하는 눈빛. 끝나고 나온다. 엘리베이터 탄다. 1층 내린다. 결과 나올 때까지 2주. 메일 온다. "검토 결과, 이번 라운드는..." 탈락. 다음 VC 찾는다. 강남. 테헤란로. 역삼. 선릉. 반복. 판교 부러움 김 대리가 보낸다. 카톡. "대표님, 여기 개발자 채용 공고 미쳤어요." 판교 스타트업. 시리즈 B. 3년차 개발자 연봉 7천. 우리는 4500 준다. 한도다. "그러게요." 답장 이게 다다. 김 대리 말 맞다. 판교는 다르다. 점심시간에 개발자들 우글우글. 카페 자리 없다. 네트워킹 자연스럽다. "어느 회사세요?" "저희 뭐하는 덴데..." 명함 주고받는다. 나중에 연락된다. 이직 제안, 협업 제안, 투자 소개. 우리는 그게 없다. 대전 유성구. 점심시간 백반집. "뭐 드릴까요?" "제육 하나요." 개발자 만날 일 없다. 다들 대기업이나 연구소 다닌다. 스타트업 안 한다. 채용 공고 올렸다. 3주 됐다. 지원자 2명. 경력 안 맞다. 판교였으면 20명 왔다. 알고 있다. 서울 연봉 못 준다. 스톡옵션으로 때운다. "저희 성장 가능성이..." 누가 믿냐. 지방 스타트업 스톡옵션. 안 믿는다. 본인도. 대전의 장점 있다. 진짜로. 출퇴근 30분. 서울은 1시간 30분. 점심값 7천원. 서울은 1만 2천원. 사무실 보증금 3천. 서울은 1억. 주차 공짜. 서울은 월 20만원. 저녁 9시 퇴근해도 집 9시 30분 도착. 서울은 11시. 아들 보는 시간 더 많다. 주말에 처가 가기 쉽다. 부모님 자주 본다. 다 좋다. IR 자료에 쓴다. "운영비 효율성", "워라밸 가능", "지역 거점 전략". VC들 고개 끄덕인다. 근데 투자 안 한다. 알고 있다. 장점 아니라는 거. 핑계다. 서울 못 가는 이유를 정당화하는. 솔직히 말하면 이거다. '서울 가면 좋은데, 못 간다.' 근데 IR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대전이 전략적으로 유리합니다.' 거짓말 아니다. 반은 진짜다. 반만. 정부 과제 의존 올해 R&D 과제 2억 받았다. '지역 특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개발' 없으면 망했다. 직원 월급 못 줬다. 정부 과제는 지방이 유리하다. 진짜다. 지역 균형 발전. 가점 있다. 서울보다 붙기 쉽다. 그래서 또 신청한다. 내년 과제. '중소 제조업체 AI 품질관리 시스템' 3억 신청. 2억은 받을 것 같다. 근데 불안하다. 정부 과제로만 버티는 거. 스타트업 아니다. 연구소다. 매출 늘려야 한다. 월 600만원. 목표는 3천만원. 고객사 늘려야 한다. 지금 8곳. 목표는 30곳. 근데 영업이 안 된다. 대기업 PoC 3개월째. 결과 안 나온다. "검토 중입니다." 기다린다. 또. 서울이었으면 다를까? 모르겠다. 알고 싶지도 않다. 아내의 한마디 저녁 9시 30분 도착. 아들 잤다. 아내가 TV 본다. "어땠어?" "그냥." "투자 될 것 같아?" "글쎄." 앉았다. 피곤하다. 아내가 말한다. "서울 가고 싶어?" "..." "솔직히 말해봐." "모르겠어." 진짜 모르겠다. 서울 가면 기회 많다. 안다. VC 가깝다. 인재 많다. 네트워크 있다. 근데 잃는 것도 많다. 아내 월급 없어진다. 300만원. 우리 집 안전판. 아이 돌봐줄 사람 없다. 어린이집비 두 배. 집값 비싸다. 전세 3억 더 필요. 출퇴근 3시간. 아들 얼굴 못 본다. 계산하면 서울 가는 게 손해다. 지금은. 근데 IR할 때는 확신 없다. '대전이 맞을까?' 아내가 말했다. 예전에. "우리는 서울 안 가도 돼. 여기서도 할 수 있어." 맞는 말이다. 하고 싶은 말이다. 근데 VC들 눈빛 보면 흔들린다. '서울 가야 하나?' 답 없다. IR 끝나고 회의 끝났다. 악수했다. "검토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엘리베이터 탔다. 1층 내렸다. 시계 봤다. 10시 30분. 다음 미팅 11시. 30분 남았다. 스타벅스 들어갔다. 아메리카노 주문. 네 번째다. 앉았다. 노트북 켰다. IR 자료 수정한다. 또. 23페이지. '본사 위치 전략'. 지운다. 다시 쓴다. "대전 본사 유지의 3가지 이유"제조업 고객사 접근성 운영비 효율화 지역 특화 지원 사업 활용저장한다. 근데 안다. 다음 미팅 가면 또 물어본다. "왜 서울 안 가세요?" 답한다. 또. 외운 대로.서울행 KTX는 주 2회. 질문은 매번 같다. 답변도 같다. 근데 확신은 매번 흔들린다.

아내가 '서울 이사 안 돼?' 라고 한 지 6개월

아내가 '서울 이사 안 돼?' 라고 한 지 6개월

아내가 '서울 이사 안 돼?' 라고 한 지 6개월 그날 저녁 작년 11월이었다. 서울 출장 다녀온 날. 저녁 9시 반에 집 도착. 아들은 자고 있었다. 아내는 거실에서 노트북 보고 있었다. "오늘 어땠어?" "괜찮았어. 미팅 3개 다 했어." "VC는?" "관심 있다는데 뭐." 평소와 같은 대화. 그런데 아내가 노트북 덮었다. "여보, 서울 이사 안 돼?" 멈췄다. 예상 못 한 질문이었다. "갑자기 왜?" "갑자기 아니야. 당신 매주 서울 가잖아." 맞는 말이었다. 주 2회. 많을 땐 3회. "회사 때문에 그런 거지." "그럼 회사를 서울로 옮기면 되잖아." 말은 간단했다. 실행은 복잡했다.서울로 가면 계산해봤다. 여러 번 해봤다. 판교 사무실 보증금 5000만원. 월세 300만원. 직원들 이사 비용. 새로 구해야 할 직원들. 서울 연봉은 우리 기준으로 1.5배. 개발자 한 명 뽑으려면 5500만원은 줘야 한다. 지금은 3800만원 주고 있다. 대전 기준으론 높은 편. 정부 과제. 대전시 지원 사업. 다 날아간다. 충남테크노파크 입주 혜혜택. 월 50만원 절약. 세종시 실증 사업 우선 선정. 내년에 2억. 서울 가면 다 포기. 그리고 가장 큰 문제. 아내. "너 공무원 그만둘 거야?" "...아니." "그럼?" "주말부부 하면 되잖아." 2살 아들이 있는데 주말부부. 말이 안 됐다. "그건 안 돼." "그럼 당신이 계속 오가든가." 결국 제자리.아내의 진심 3월에 또 나왔다. 같은 질문. "진짜 서울 안 가?" 이번엔 내가 물었다. "너 진짜 가고 싶어?" 아내가 멈췄다. 대답이 늦었다. "...잘 모르겠어." "뭐가?" "가야 할 것 같은데. 가기 싫어." 솔직한 답이었다. 아내 부모님. 우리 집에서 차로 15분. 주말마다 아들 봐준다. 평일에도 급할 때 부른다. 아내 친구들. 대학 동기들. 다 대전. 월 2회 정모. 빠지면 섭섭해함. 동네 어린이집. 원장님이 아들 좋아함. "엄마 아빠 공무원이시죠? 안심이에요." 이 모든 걸 버리고 서울. "너도 가기 싫잖아." "...응." 둘 다 솔직해졌다. 내 진심 나도 대전이 편하다. 출근 20분. 주차 걱정 없음. 점심 6000원. 반찬 6개 나옴. 저녁 9시에 퇴근해도 집에 9시 반. 아들 재우고 노트북 켜서 일해도 12시 전 취침. 서울 가면? 출퇴근 왕복 3시간. 집 구하려면 월세 200만원. 전세 5억. 아들 어린이집 대기 6개월. 부모님 왕래 주 1회에서 월 1회로.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 나 서울 출신 아니다. 태어나서 쭉 대전. 서울 가면 외롭다. 친구 없다. 대학 동기들 다 대전 충청권. 월 1회 모임. 맥주 마시면서 하소연. "대전에서 창업하니까 힘들지?" "그래도 너희가 있어서 버틴다." 서울 가면 이것도 없어진다.서울이 부러운 순간 그래도 서울 가고 싶을 때 있다. 판교 스타트업 채용 공고 볼 때. "시리즈 B 200억 유치" "개발자 연봉 상한 없음" "점심 제공, 저녁 제공, 간식 무제한" 우리는? 점심 식대 7000원 지원. VC 미팅 잡을 때. "대전에서 오시는 거죠? 수고 많으십니다." 수고가 아니라 기본이 되고 싶다. 서울 창업자들 네트워킹 볼 때. "어제 홍대에서 만났는데" "강남에서 술 한잔 했어" "을지로 새로 생긴 곳 가봤어?" 나는? KTX에서 노트북. 개발자 채용 공고 올릴 때. 대전 등록: 지원자 3명. 서울 등록: 지원자 47명. 이게 현실이다. 6개월 후 지금도 아내는 가끔 묻는다. "서울 생각 없어?" "너는?" "...없어." "나도." 그러면서도 둘 다 안다. 언젠가는 가야 할 수도 있다는 걸. 회사가 커지면. 투자 받으면. 직원이 늘면. "서울 진출이 필수입니다." VC들이 하는 말. "판교에 거점 만드세요." 엔젤 투자자가 하는 말. "대전에선 한계 있어요." 선배 창업자가 하는 말. 다 맞는 말이다. 들리기 싫은 말이다. 지금 우리 방식 일단 버티기로 했다. 판교 거점 1명. 더 늘릴 계획. 나는 주 2회 서울. KTX 정기권. 대전 본사는 그대로. 연구 개발 여기서. 영업 마케팅은 서울 거점. 하이브리드. 중간 형태. 완벽하지 않다. 비효율 있다. 그래도 지금 우리한테 최선. 아내는 계속 공무원. 나는 계속 출장. 아들은 계속 대전 어린이집. 부모님은 계속 손주 봐주심. "이게 맞나?" 자주 든는 생각. "그래도 버틸 만하네." 더 자주 드는 생각. 지방 창업자의 딜레마 우리 같은 사람 많다.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다들 비슷한 고민. "서울 가야 하나?" "여기서 버텨야 하나?" 정답은 없다. 서울 간 선배. 3년 만에 시리즈 B. 대전 남은 선배. 5년째 정부 과제. 둘 다 성공이다. 둘 다 실패 아니다. 그냥 선택의 차이. 나는 아직 대전. 언제까지? 모른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모른다. 그냥 오늘 하루 버티는 중. 아내에게 어젯밤에 아내가 또 물었다. "힘들면 말해. 우리 서울 갈 수도 있어." 고마운 말이었다. "괜찮아. 지금이 좋아." 거짓말 아니다. 힘들긴 하다. 그래도 좋다. 아들 키우면서 일하기. 부모님 가까이 살기. 친구들 자주 만나기. 이게 다 돈으로 안 된다. 서울 가면 연봉 더 받을 수 있다. 투자 더 받을 수 있다. 직원 더 뽑을 수 있다. 그래도. "당신 오늘 몇 시에 와?" "9시쯤?" "그럼 저녁 같이 먹자." 이게 안 된다. 마무리 오늘도 서울 출장. 6시 15분 KTX. 노트북 켰다. 투자 제안서 수정 중. "대전 본사의 강점" 항목을 추가했다. 뭐라고 쓸지 고민 중이다.대전 살면서 서울 다니기. 6개월째 아내 설득 중. 아니, 나 자신을 설득 중인지도.